2008. 11. 6. 10:52
다른 개발자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 경우는 프로젝트가 종료되면서 프로젝트 진행 중에 쌓였던 긴장이 풀리면서 나타나는 몇 가지 증상이 있습니다. 개발자뿐 아니라 기획자나 수험생과 같은 분들도 이런 증상이 있는 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시체 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야근 등으로 소모한 에너지 때문에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 때문에 잠도 많아져서 주말에는 거의 시체처럼 누워서 하루를 보냅니다. 때로는 몸살에 걸리기도 합니다.
뇌 기능 정지 현상
시체 현상과 함께 나타나는 증상으로 뇌 기능 정지 현상입니다.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싫어지는 현상이 종종 발생 합니다. 소위 멍 때리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하지만 버그 발생 등의 상황에서 급격히 뇌 상태가 복구 되기도 합니다.
무기력증
앞에서 말한 증상과 동반되는 정신적인 현상도 발생합니다. 좋게 말하면 삶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면서 앞날에 대한 생각을 하지만 뇌 기능이 정지된 상태라 "왜 사냐?" 하는 단순한 질문과 함께 무기력증에 빠져버립니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http://en.wikipedia.org/wiki/Zombie
증상을 종합해 보면 "좀비"와 비슷한 모습이네요. 이런 증상이 보통 2~3일 정도 나타나지만 프로젝트의 성향과 강도에 따라 1달 이상 유지 되는 경험도 있었습니다.
해결 방법
이런 문제의 해결 방법은 시중에 판매되는 책이나 웹 페이지 등에서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개인적으로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평소에 기초체력을 키워둔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 입니다. 그래도 조금 장기적으로 생각을 한다면 평소에 기초 체력을 키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꼭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도, 요가, 스포츠 댄스, 등산, 자전거 등 다양한 것들이 있으니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즐기면서 꾸준히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운동이 정말 싫고, 움직이는 것이 싫다면 보약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있지만 운동을 추천 합니다.
자신만의 프로젝트 종료에 대한 보상을 만들어 놓는다.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이나 진행 중에 자신을 위한 보상을 몇 가지 정리했다가 프로젝트 종료 후 바로 실행하면 무기력증에 빠지는 것을 해결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평소에 사고 싶었던 것을 프로젝트 종료 후로 미루어 두었다가 구매한다.
- 여행지를 정해 두고 프로젝트 완료와 동시에 잠적한다. (물론 버그나 이후 관리에 대한 부분이 해결된 경우겠지요.)
- 몇 일 휴가를 내고 취미생활에만 집중한다.
- 프로젝트 기간 동안 먹고 싶은 것을 적어두었다가 매일 한곳씩 맛집을 찾아 다닌다.
- 프로젝트에서 얻은 지식을 블로그에 정리해서 공개 한다.
조금만 생각 해보면 다양한 것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그렇게 하려고 생각 하지만 잘하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냥 머리로만 생각하고,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프로젝트가 시작하기 전에 꼭 보상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어두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쉬지 말고 진행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보상에 대한 부분이 끝나면 그때 쉬어도 피로는 어느 정도 풀리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프로젝트가 힘들수록 좀비가 될 확률이 높고, 기간도 길어 지는 것 같습니다. 또 무기력증에 빠지면 개인적으로도 손해고, 개발자라는 직업으로 오랫동안 일하는 것도 불가능 한 것 같습니다. 이런
무기력증 컨트롤도 개발자에게 중요한 자기관리의 한 부분입니다. 프로젝트 종료 후에 오는 좀비현상을 퇴치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신만의 방법을 공유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덧글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