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5. 09:24
최근에 집 근처에는 이상한 모양새를 한 술집이 늘어났습니다. 한 곳에서 디자인 한 것처럼 비슷한 모습으로 창문 하나 없이 나무로 전면이 꽉 막히고, 입구 하나뿐인 술집의 모습이 신기해서 눈이 가기는 했지만 관심 밖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침 출근 시간에 아래 사진과 같은 "주민생활 침해하는 퇴폐 카페 물러가라"라는 현수막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현수막을 보고 이런 술집을 "퇴폐카페"라고 부른 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술집이 늘어나면 주변 집값도 자연스럽게 떨어지기 때문에 주민들이 나서서 현수막을 만든 것이겠죠. 최근 몇 개월 사이에 급격하게 늘어서 제가 눈으로 확인 한 곳만 16 곳이나 됩니다. 그것도 T자 모양을 100M가 채 안 되는 골목에서 말이죠.
주민들의 현수막이 걸리고 난 며칠 뒤 "까페형 일반음식점 특별 단속지역"이라고 쓰여진 구청의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사람들의 눈에 가장 잘 띄는 버스정류장 앞(퇴폐카페가 시작되는 골목의 입구)에 말이죠.
하지만 저녁만 되면 현수막 아래에 있는 퇴폐카페들은 불을 밝히고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몇 주가 지난 지금도 말이죠.)
현수막이 걸릴 당시 공사중이었는데 최근 공사가 끝나고 새로 오픈 한 곳 입니다.
새로운 카페가 생기고, 기존 카페도 불을 켜고 영업을 하는 가운데 주민센터에서 또 다른 현수막을 바로 뒤에 걸었더군요. 단속 지역이라는 현수막이 걸리고 난 며칠 뒤에 걸린 것입니다.
새로운 현수막이 걸렸다는 것은 적어도 주민센터에서 한번 정도 와봤을 것이고, 이곳의 상황을 출퇴근 하면서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전혀 변화가 없다는 것은 말로만 단속을 하고 있다는 것 아닐까요?
사진을 찍은 지도 2주 이상 지났는데 아직 변화가 없는 것을 보면, 눈에 보이는 전시행정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모르게 정말 열심히 단속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공무원 퇴근 시간인 6시까지만 말이죠.
구청에서 건 현수막은 "카페"를 "까페"로 잘못 쓰고 있는 것 같은데,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인가요?
주의 : 시간적인 부분에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알려 드립니다.
사진을 촬영은 2008년 8월 22일과 23일 저녁이고,
글 작성은 2008년 9월 4일 저녁입니다. 정확하지 않지만 구청 현수막은 8월 이전에 걸린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