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25. 11:28
지난 주말에 방을 정리하다 보물을 발견했습니다. 요즘은 영화도 많고, 관리 하기도 어려워서 그냥 한 곳에 두는 정도지만 예전에는 관람한 영화 티켓을 모아두는 취미가 있었습니다. 더 오래된 티켓들은 찾을 수 없네요.
제가 기억하는 가장 고전적인 영화 티켓입니다. 가장 오래된 것은 1997년 6월 27일 영화 "비트"의 티켓이지만 그 이전부터 이런 모양의 표를 사용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지금의 티켓들과 비교해 보면 참 소박한 모습입니다. 손으로 자리 번호를 쓰고, 이후에는 스티커로 붙여주는 형태로 바뀐 것 같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동아극장, 이름이 바뀐 시네마천국 등의 극장 이름도 보입니다.
영화라고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문화생활로 자리를 잡으면서 급격히 전산화가 시작된 시기의 표입니다. 주로 도트 프린터로 찍어내는 형태로 티켓 옆에는 용지 홀더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을 떼어내는 즐거움도 있었지요. 또 한 가지는 이때부터 극장이 외부와 서비스 제휴를 시작합니다. 주변 상점가와 연계하고, 이동통신사의 할인이 시작됩니다. 가장 아래 사진은 초기에 TTL 할인을 받았다는 표시가 있습니다. 지금처럼 카드를 긁어서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카드만 보고 도장 "쿵" 찍어주던 때입니다.
제휴 할인을 받기 위해서 티켓의 부분을 이렇게 오려서 내서 사용하는 것이었죠. 이 당시에는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하루에 3편을 봤던 날도 있었습니다. 1999년 8월 7일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형사 가제트" 두 편을 봤군요.
아무튼 이 당시가 요즘의 멀티플렉스 극장의 시작 단계로 다양한 형태의 영화관이 생겨나고, 온라인 예매도 시작이 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당시 온라인 예매를 활성화 시켰던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한 티켓도 있네요.
시네마천국, 뤼미에르, 시네하우스, 동아 극장과 같은 지역 영화관에서 본격적인 멀티플렉스 영화관 시대로 넘어 왔습니다. 화려하고 다양한 형태로 티켓이 변화 된 것 같습니다.
가장 다양한 시도를 하는 CGV 의 티켓 시리즈 입니다. 정말 다양한 모양인 것 같습니다.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광수생각 시리즈 입니다. 영화 패러디 내용의 광수의 모습이 참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용돈 쪼개서 영화를 봤던 기억으로 시작해 한참을 추억에 빠져있던 주말이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오랜만에 친구들 불러내 영화 한편 보고, 소주라도 한잔해야겠습니다.
거창한 제목으로 시작했지만 개인적인 기억에 의존한 티켓의 변천사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