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에 집 짓는 거미

얼마 전 열렸던 "서울 세계 불꽃 축제"에 가서 자리를 잡고 기다리다가 거미를 보고 열심히 셔터를 눌렀습니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몇 번 보고, 그 후로 본 기억이 없는데 도로 위에서 보니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불꽃축제 포스트에서 이야기했지만 위치는 63빌딩 건너편 강변북로가장 자리 입니다. 정말 뜬금없이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거미를 만난 겁니다.

이 거미는 콘크리트 벽 위에서 잠시 무언가를 하다가 벽을 타고 걸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한 3~40Cm 정도 가서 도로에 설치된 표지위로 올라가더군요. 플라스틱 위가 미끄러운 건지 조금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아무튼 그 위에서 자리를 잡고 잠시 꼼지락거리더니 공중부양(?)을 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처음 발견한 곳부터 이어온 거미줄 끝을 여기에 고정해서 그 위에 올라간 것이었습니다.

첫 거미줄을 타고 이동 하면서 본격적으로 거미줄을 치는 것 같았습니다.

좀더 보다가 완성된 거미줄을 보고 싶기도 했지만 날도 슬슬 어두워지고, 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자리를 좀더 이동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거미를 관찰 할 수가 없었네요.

그때는 생각도 못하고 사진을 찍었지만 지금 사진을 보니 새롭네요. 도시화가 되면서 이런 곤충이나 동물들도 거기에 맞춰서 점점 적응을 해나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들 때문에 태어난 본성대로 살 수 없어 사라지고, 파괴되는 것들이 조금은 안쓰러운 마음입니다.
그래도 이 거미가 그날 본 불꽃만큼이나 인상이 강해서 앞으로 불꽃을 볼 때마다 생각이 날것 같습니다.

부족하지만 그날 불꽃 축제 사진은 "2008 서울 세계 불꽃축제 후기"에서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