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8. 14:42
부제 : 회사에서 잘 입어야 하는 이유
드레스코드(Dress Code)?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 국제 영화제(
Cannes Film Festival)는 상당히 엄격한 드레스 코드로 유명합니다. 칸 영화제의 모든 행사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식 출품작을 관람 할 때는 드레스 코드가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남자는 나비넥타이를 한 검은색 슈트를 여자는 파티 드레스를 입어야만 입장이 가능한데, 이 복장 규정을 어기면 프레스 카드나 초청장이 있어도 입장을 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런 강제적인 복장 규정이 이렇게 유명한 행사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외국의 고급식당이나 특정 행사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화이트 칼라(
white collar) 혹은 넥타이 부대라는 용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런 말이 회사원을 대표하는 용어로 사용되는 것처럼
회사의 드레스 코드라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2000년 이후 시작된 벤처 붐과 함께 비즈니스 캐주얼(Business Casual) 혹은 자유복장이 일반화가 되었지만
복장은 여전히 회사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비즈니스 캐주얼은 미국의 대표적 IT 벤처기업 HP(Hewlett-Packard)가 원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HP는 회사 설립 초기 금요일마다 많은 양의 제품을 출하했고, 이때 직원들이 평상복으로 갈아 입고 제품을 나르던 데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HP와 같은 IT 벤처기업들의 성공과 더불어
캐주얼 복장으로 일하는 회사가 더 창의적이고 진보한 느낌을 준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캐주얼 복장 제도를 도입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거대 IT 업체의 CEO 들이 신제품 발표회에서 청바지나 캐주얼 한 복장으로 발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런 창조와 진보라는 이미지를 노린 것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도 벤처 붐과 함께 회사의 자유복장 문화가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2008년에는 고유가로 인한 에너지 절약정책에 힘입어 보수회사의 대표격인 은행권도 노타이와 반팔티셔츠까지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이제 대기업인 삼성전자도 캐주얼 복장을 허용한다는 규정을 마련해서 시행 중입니다. (관련기사 :
삼성전자, 내달부터 근무복장 자율화)
내 스타일 살려서 자유롭게 입고 일만 잘하면!
2000년 이후 신생 회사는 처음부터 복장규정이 없었던 경우가 많고, 오래된 회사들도 복장과 관련된 규정을 자유롭게 변경한 곳이 많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연스럽게 영업직과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자유로운 복장으로 일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죠. 그래서
신입사원들은 자기 스타일로 입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 쉽고,
선임자로 신입사원들에게 복장규정을 이야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선임자가 복장에 대해 이야기라도 하면 "일만 잘하면 되는데 옷가지고 뭐라고 그래!"이 라고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이 보입니다. 조만간 다른 일을 하려고 계획 중이라면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직장에서 성공하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위험한 생각입니다. 복장은 여전히 비즈니스의 기본 예절 중 하나이기 때문 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책임자이고, 많은 비용이 투자되는 프로젝트를 노랗게 염색한 머리에 속옷이 보이는 힙합 바지를 차림을 하고 있는 담당자를 믿고, 웃으면서 계약서에 사인을 할 수 있나요?
제 경우는 절대 아닙니다. 물론 저는 그 사람에 대한 능력이나 성실성 같은 요소들은 잘 모릅니다. 첫 인상으로 그 사람에 대한 능력과 다른 진실은 묻혀버린 것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새로 부임한 팀장이 처음으로 중요한 일을 팀원에게 맡겨야 하는 상황입니다. 위 두 사람 중 누구에게 맡길까요?
팀원들의 세세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사람의 첫 인상으로 판단하고 일을 맡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첫 인상을 파악하는데 옷차림이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만약 비슷한 업무 능력을 가진 사람이 많이 모인 팀이라면, 단순한 한 가지로 이미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능력을 인정받을 기회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특히 회사 외부 사람과의 만남이라면 더욱 더 단정한 복장을 한 사람을 선택할 것이 분명합니다.
좀 극단적인 상황이지만 평소의 회사생활에서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비슷한 복장을 하고 다닌다면 그때는 또 다른 이야기가 되지만) 옷만 잘입어도 능력평가의 출발선에서 먼저 출발 할 수도 있다.
복장이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어도, 능력을 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회사에서 이야기 하는 자유와 진보
회사(돈이 오가는 비즈니스 세계)는 겉보기에 자유로운 것 같지만, 구조적으로 비정하고 보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작은 차이가 비즈니스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작은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특히 복장과 같은 부분은 비즈니스세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예의와 같은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특히 외부 사람과의 접촉이 많다면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합니다.
누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결정적인 순간에 발목을 잡을 수도 날개를 달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회사가 그렇지는 않지만
회사에서 이야기 하는 대부분의 "자유"와 "진보"이라는 이미지는 고객을 위한 것이지 직원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내 드레스코드는?
다음글에서 더 자세하게 써보겠지만 기본적인 것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자유롭게 입어라.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회사라는 조직에서 더 빨리 성공하고 싶다면, 더 갖춰 입어라.
어떻게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상사와 비슷한 차림을 하라.
무조건 정장이 최고는 아니다. 때와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입어라.
이어지는 글 :
회사에도 드레스 코드가 있다. <2> 잘입고 회사가면 성공의 기회가 온다.
* 그 동안의 회사생활에서 경험한 것들을 간단하게 정리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판단은 자기 스스로^^
추가 :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이야기 하지만 정장을 강조하는 것도 아니고, 명품과 같은 고가의 옷을 입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온통 명품으로 꾸미는 것도 사실 기본적인 예의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단지 회사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단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편견이라고 모두 나쁜 것은 아니라는 말도 덧붙이고 싶네요. 기본 예절도 삐뚤어지게 보면 편견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