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27. 11:28
나이가 들수록 크기가 작아지고 가격이 올라갈 뿐 남자들은 죽을 때까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라고들 한다. 새로운 것에 빠져있다가, 어느 순간 질려버리고 새로운 것에 눈을 돌리는 것은 남자, 아니 인간의 본능인 것 같다. 이런 현상은 사람이 접하는 다양한 것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지만, 그 대상이 물건에 집중되고, 집착 할 때 경제적 곤란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눈에 띄는 새로운 물건을 발견 하면 정보도 수집하고, 이리저리 보면서 한참을 망설인다. 매일 변하지도 않는 통장 잔고를 확인 하고, 계산기를 두드리며 시간을 보내는 가슴앓이가 상당기간 지속된다. 심지어 꿈에도 나타나고, 복권에 당첨되는 상상으로 현실 도피도 해본다.
하지만 이런 고민도 잠시뿐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배송 조회 창을 열심히 새로고침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텅 빈 주머니 때문에 당분간의 생활이 조금 걱정은 되지만 조만간 도착할 새로운 장난감에 대한 기대감으로 모든 것을 잊어 버린다. 배가 고파도 한동안은 참고 견딜 만큼 행복 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언젠가 새 장난감에 대한 열정도 시들해지고, 또다시 새로운 것을 찾는 "패턴의 반복"을 계속하게 될 것 이다.
이런 반복적인 패턴이 일어나는 원인이야 많겠지만 그 중 한가지가 자신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쇼핑을 하는 경우다. 물건이 필요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소유했을 때 만족감으로 잠시나마 공허함을 달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이런 패턴을 반복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쇼핑을 통해 만족감을 얻는 쇼핑 중독에 빠질 수도 있다.
만약 자신에게 이런 패턴이 느껴진다면 심리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다른 것 들을 찾아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자신의 심리적 만족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을 둘러 보면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른 것을 이용해 만족감을 얻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영화, 독서, 운동, 봉사활동, 사진, 요리, 외국어 공부, 여행, 블로그 등등 종류도 다양하다. 마음드는 한가지를 선택해서 몰입하고, 집중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새 물건을 받았을 때 만족감 보다 만족감을 느끼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간에 포기하고 다시 쇼핑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조금만 견디고 나면 재정적으로 안정을 찾고, 심리적으로도 풍족함을 느끼는 순간이 올 것 이다. 운동선수가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을 투여해서 순간적으로 실력을 발휘 할 수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진짜 실력을 키워야 하는 것처럼, 정말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다른 것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고 꼭 필요한 물건까지 사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물건만 사라는 것이다.
꼭 필요한 물건인지 그만큼의 가치를 하는 물건인지 평가할 때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물건 가치 평가 하기
1. 사고 싶은 물건을 적고, 상세한 정보도 수집해서 첨부한다.
2. 사용할 용도, 목적 등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기록한다. (좋은 방법은 기간을 정해두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순간마다 적는 것이 좋다.)
3. 쇼핑 비교 사이트를 통해 최저가를 찾아 가격을 적는다.
4. 제품 가격을 사용기간이나 사용횟수로 나눠서 한번 혹은 하루 사용할 때 얼마가 드는지 계산한다.
보통 2번에서 필요한 물건인지 결정이 된다. 하지만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경우 4번에서 계산한 비용을 바탕으로 사용할 때 일상 생활에서 비슷한 비용이 드는 것과 만족감이나 효율을 주는지 비교해본다. 또는 2번의 목적을 위해서 그 정도 비용을 지출 할 만 한지 비교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루 1만원이 드는 것을 살 때 5000원 점심밥 보다 2배의 만족감을 주는지 비교해보는 것이다.
오늘도 머리 속에 떠오르는 물건을 가지고 정말 필요한지 가치평가를 열심히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