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30. 16:15
영화 "애자"의 리뷰가 조금 길어서 나눠서 작성한 2개의 포스트의 마지막 이야기 입니다.
애자 - 1. 그래도 눈물이...
애자 - 2. 그녀들의 화려한 귀환
화려하게 돌아온 그녀들
빵 터지는 독특함과 다른 세상에서 온 것 같은 순수한 그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스티일리쉬하고,
그녀만의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최강희가 화려하게 스크린에 복귀를 했습니다.
1995년 "미스 레모나 상큼상"을 받으면서 연예계로 진출을 해서 1996년 "MBC 아역탤런트상"을 받았고, 주로 브라운관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이후 1998년 최세연 이라는 예명을 쓰면서 "여고괴담"으로 스크린에 성공적으로 데뷔를 했습니다. 영화에서는 2006년 "달콤, 살벌한 연인", 2007년 "내 사랑" 등에서 주연을 했고, 브라운관에서는 "학교", "광끼", "맹가네 전성시대", "달콤한 나의 도시" 등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거기에 "볼륨을 높여요" 라디오 진행을 하면서 2006년 "제13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라디오진행상" 까지 받았다. 생각보다 정말 활동량이 많은 배우입니다.
하지만 제 머리속에
최강희라는 인물에 대한 이미지는 그녀의 독특한 매력으로 더 많은 사랑을 받았는 사람의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즉 작품속의 최강희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겠죠. 배우를 보고 대표적인 작품이 먼저 떠오르지 않는다면....
하지만 "애자"에서는 최강희의 매력에 푹빠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뭔가 당당하고 강해 보이지만, 약하면서도 따뜻한 딸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믹함, 뻔뻔함, 순수함, 따뜻함, 슬픔, 기쁨 등 수많은 모습을 한꺼번에 쏟아내면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30대 중반임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고등학생의 모습부터 29살 작가 지망생의 모습까지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이제 그녀의 인간적 매력을 넘어 멋진 연기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애자"를 통해서 화려하게 복귀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애자의 어머니 영희 역을 연기한 김영애입니다. 김영애는 정말 화려한 경력과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배우입니다.
"설국", "위기의 여자", "미워도 다시 한 번 81" 등 1991년 개봉한 "피와 불" 이전에 이미 30편의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을 했고, 출연한 영화만 해도 30편이 넘습니다. TV에서도 2003년 "달려라 울엄마"를 비롯한 6편에 주연을 맡았고, 50편에 가까운 출연 작이 있습니다. (최강희와는 2002년 "맹가네 전성시대"에서도 이미 만난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에는 더 가까운 관계네요.)
아무튼 이렇게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1991년 "피와 불"이 마지막 작품이었습니다. 출연까지 생각해도 2003년 "영어 완전정복"이 마지막 작품입니다. 스크린에서 한동안 볼 수 없었던 김영애씨가 (개인적인 시련을 이겨내고) "애자"로 화려한 컴백을 했습니다. (김영애씨가 맡은 영희역은 정기훈 감독의 실제 어머니의 이름과도 같다고 하는군요) 김영애는 관객들의 눈을 적셔주는 진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진부한 이야기지로 잘 만든 웃음과 눈물
병에 걸린 어머니와 철없는 딸의 이야기... 뻔한 결말...
겉으로 보면 정말 진부해서 눈물도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스토리라인 입니다. 하지만 이런 진부한 내용이 시나리오 대상을 받았고, 9월 9일 개봉 이후 100만 관객을 넘어섰습니다. "애자"는
어머니와 딸(부모와 자식) 관계가 갖는 본질을 바탕에 깔고, 다양한 에피소드를 엮어내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을 넘나드는 모녀의 에피소드는 재미있게, 때로는 슬프게 잘 엮여서 지루하지 않게 해줍니다. 이런 에피소드마다
그들의 감정을 잘 살려내면서 전체흐름을 보완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이 잘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최루성 영화의 실패원인 중 한가지는 관객의 감정을 너무 많이 짜낸다는 것입니다. 여기저기 슬픈 장면을 넣다 보면 억지스러운 스토리 전개로 이어지면서 영화의 질을 전체적으로 떨어트리는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애자"는 전체적으로 안정된 영화입니다.
에피소드를 이용해 강한 케릭터가 만들어내는 웃음의 포인트 주면서 스토리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유지 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애자"의 주인공 모녀는 일반적인 부모자식간에 생길 수 있는 결혼, 취업, 편애 등의 문제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장치들 때문에 부모님과 함께 온 관객은 더 깊은 몰입이 가능하고, 잠시나마 가족간의 사랑에 대한 공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가 시작하면 어느 순간 식상함에 대한 걱정은 사라지고 영화에 금방 빠져들게 될 것 입니다.
짧은 추석! 부모님 모시고 극장으로
"애자"는 두 모녀의 이야기로 너무 익숙해서 느끼지 못하는 가족의 사랑을 느끼게 해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추석연휴는 무엇을 해도 빠듯하게 느껴질 정도로 너무 짧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시간 내서 부모님 모시고 극장에서 영화 한편 보는 것 어떠세요. 가족과 함께 보고, 따뜻한 서로의 손을 잡고 웃으면서 극장을 나올 수 있는 예쁜 영화 "애자"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