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29. 16:07
애자(哀子)는 사전적 의미로 어머니의 상중에 있는 사람이 자기를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로 이번에 개봉한 영화의 주인공인 최강희의 극중 이름이면서 영화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촌스런 이름의 영화 "애자"는 정기훈 감독이 부산 시나리오 공모전에 출품해 86:1의 경쟁을 뚫고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시나리오를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스크린을 통해서 오랜만에 얼굴을 들어낸 두 사람의 연기와 가을에 어울리는 슬픈 이야기가 당겨서 지난 주 휴가기간에 선택한 영화가 "애자"입니다.
영화타이틀에 얽힌 이야기
최근까지 보여준 최강희의 스타일리쉬한 분위기에 "애자"라는 이름은 참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저런 상황을 따져봐도 주인공의 이름으로 연결되기 쉽지 않습니다. 그것도 코믹물이 아닌 신파의 성향이 강한 영화에서 말이죠! 주인공의 이름으로 부족해서 그런 촌스런 이름을 영화의 타이틀로 선택을 했습니다.
미디어를 통해서 정기훈 감독이 몇 차례 이야기를 했지만 다시 한번 간략하게 정리 하자면 이렇습니다.
정기훈 감독의 블로그를 통해 왕래하던 소설가 지망생을 "애자"의 모델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 소설가 지망생의
가운데 이름의 "애"를 사용하고,
친근감을 주기 위해 뒤에 "자"를 붙여 "애자"가 됐다고 합니다. 물론 영화제목으로 반대도 많이 받았지만
정기훈 감독은 사전적의미인 "상 중에 있는 자식", "슬픈 아이"등으로 해석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세한 내용을 알고, "애자"라는 이름을 다시 들어보니 왠지 모를 친근함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가운데 이름이 '애'자인 친구인데 그 친구가 쓴 인생 에피소드들이 재미있어서 만나본 후 이야기를 한번 엮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그 이야기 속에는 가족과 일, 사랑 등 다양한 이야기가 있어서 모든 걸 담으면 트렌디한 영화가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 큰 여자의 성장이야기도 어차피 관계에서 시작하는 거니까 가장 친밀하고 애증관계가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 생각하다 모녀 이야기로 압축하게 됐죠." -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중
정기훈 감독의 노력이 이루어낸 결과물 "애자"
자료를 찾아 보니 "애자"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중 가장 집중되는 부분은 감독 정기훈인 것 같습니다. 정기훈 감독은 2008년에 개봉한
"신기전"과 "고死: 피의 중간고사" 등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면서,
부산 시나리오 공모전에 "애자"를 출품해서 86:1의 경쟁을 뚫고 최우수작으로 선정되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영화 제작에 힘을 내게 됩니다.
2003년에 "와일드카드"의 조감독을 경험하고, (그의 말에 따라) 김유진 감독에게 많이 배웠다고 해도 실전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아무튼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좋은 작품을 완성한 것 같습니다.
미디어에서 그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도 이런 노력들이 이루어낸 결과가 아닌가 싶네요.
정기훈 감독의 첫 작품인 "애자"가
9월9일 개봉이 후 벌써 1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물론 "내 사랑 내 곁에", "이태원 살인사건", "나인" 등 쟁쟁한 경쟁작들이 있지만,
이미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애자"는 앞으로 더 많은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기훈 감독은 첫 작품 "애자"가 얼마나 큰 성공을 거둘지에 대한 행복한 기대와 부담을 가지고 있을 것 같네요.
리뷰가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2편으로 나눴습니다. (다음편 :
애자 - 2. 그녀들의 화려한 귀환
)최강희, 김영애와 관련된 이야기와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두번째 리뷰에 관심이 없는 분들을 위해 잠깐 평가를 하자면,
"애자"는 가족과 함께 보고, 따뜻한 서로의 손을 잡고 웃으면서 극장을 나올 수 있는 예쁜 영화입니다.
"애자"는 영화를 보는 동안 상당히 유쾌하고, 예쁜 에피소드들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모녀의 따뜻한 사랑을 통해 가족이라 쉽게 보이지 않지만 가족이라 분명히 존재하는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영화입니다.
주말에 가족과 꼭 함께 보세요.
다음편 :
애자 - 2. 그녀들의 화려한 귀환